강원도 산골에서 태평농법으로 농사짓고, 직접 거둔 식재료로 요리하고, 농사와 요리에 대한 글을 쓰는 산골농부 자운의 자급자족 라이프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짓는 태평농은 봄이 되면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며 키우는 일반 농사법과는 다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유기농법과도 다르다. 유기농법은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기존농법보다 자연을 덜 괴롭히기는 해도 유기비료를 써서 식물의 생장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간섭하여 평화롭게 공존하는 흙(미생물)과 식물의 관계를 깨트린다는 것이 태평농의 입장이다. 태평농은 말 그대로 무농약, 무비료, 무시비, 무경운으로 자연의 힘을 믿고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자연농법이다.

저자는 태평농법의 창안자 이영문의 제자로 이영문의 《사람이 주인이라고 누가 그래요》가 태평농법의 철학을 담은 이론편이라면, 이 책은 태평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거둬서 자연밥상을 차리는 것까지를 담은 태평농 실천편이라 할 수 있다.저자는 도시를 떠나 흙을 일구며 생활한 지 10년이 넘었다. 별명이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에서 지금의 건강을 되찾기까지, 막연히 전원생활을 꿈꾸던 귀촌에서 취농을 선택하기까지, 국적불명의 첨가물로 범벅된 빵이 주식이었던 요리 문외한이 손수 거둔 제철 재료로 자연밥상을 차리기까지,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도시인이 500평 텃밭농사를 혼자서 거뜬하게 짓는 태평농부가 되기까지의 시행착오와 결실이 《산골농부의 자연밥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장에서는 산골농부 자운의 농사와 밥상 이야기를, 2~4장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태평농법으로 작물을 어떻게 심고 키우고 거두는지와 맛있게 먹는 방법 및 레시피를 소개한다. 5장에서는 자생력을 키우는 농사법으로 궁합 맞춰 심기를, 6장에서는 땅심을 키우는 농사법으로 월동작물 심기를 소개한다. 부록에서는 채소 말리기ㆍ빵 만들기ㆍ떡 만들기를 소개하고, 끝으로 책에 소개한 작물의 파종시기와 수확시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산골농부의 농사달력을 실었다.

저자가 텃밭에서 키우는 60여 가지의 작물 중 46가지를 소개하고, 154개의 자연밥상 레시피가 저자가 직접 찍은 농사ㆍ요리 사진 1,000여 컷과 어우러져 있다.

자운 지음 | 도서출판 한문화 | 3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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