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창차와 습창차의 본질

입창차란 무엇인가 명가원 김경우 대표l승인2020.03.27l수정2020.03.27 19: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홍콩 의안차창의 전통적인 보이차 입창창고.

보이차를 발효시키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맞춘 창고에서 일정기간 보관한 차를 입창차라고 한다. 1990년을 전후하여 홍콩에서는 오랜 세월 보관되었던 보이차가 집중적으로 유통되면서 보관 상태에 따라 이름들이 만들어 졌다. 보이차 병면에 매변이나 백상이 생긴 차는 습창차로, 반면 병면이 깨끗한 차는 건창차로 소개되었다. 또한 습창차는 안좋은 보이차로 건창차는 좋은 보이차로 인식되기도 했다. 검증된 자료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같은 인식은 2000년 중반부터 보이차의 열풍과 함께 보이차 시장의 흐름을 끌고 갔다.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접근법에 따르면 인위적인 습창차라고 하면 그 구체적인 장소인 습창 창고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홍콩 창고중 특정된 습창창고로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나 사진이 없다. 홍콩은 1850~1990년까지 보이차의 최대 소비 시장이였다. 차맛은 시대적 트랜드와 소비층의 선호도에 따라 늘 변화된다. 차 유통 상인들은 시장의 트랜드를 겨냥한 맞춤형 차를 생산한다. 운남에 직접 주문생산하거나 혹은 홍콩 창고에서 생차를 발효시켜 출시하기도 했다.

보이차의 발효 방법은 두 가지이다. 숙차를 만드는 인공발효와 생차로 긴압한 후 보관상태의 자연발효다. 숙차 제작은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 미생물 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발효 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악퇴 시킨다고 한다. 찻잎에 물을 뿌린 후 시간이 지나면 내부의 찻잎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 이때 온도가 높아 지나친 발효가되면 부패 단계에 이르게 되므로 찻잎을 뒤집어주면서 온도를 낮추어 준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 숙차 제다법의 기본 원리다.

홍콩 창고에서의 생차의 자연발효는 숙차 만드는 환경과 유사하다. 창고 공간에 70~80% 이상 차를 가득 채워 놓으면 차 내부의 온도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악퇴과정의 원리인 고온고습의 조건이 자연스럽게 충족 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차는 놓여진 위치에 따라 다양한 발효가 이루어진다. 바닥에 놓여지거나 통풍이 안 되는 위치에 있던 차는 매변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백상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반해 통풍이 잘되는곳에 위치한 차는 병면이 깨끗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창고에서 출시된 보이차는 따로따로 유통되지 않는다. 한꺼번에 섞여서 유통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보이차 병면 상태에 따라 이름 그때 그때 작명된 것이다.

악퇴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 활동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수많은 미생물의 활동을 정지 시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마지막 단계에서 발효된 모차를 넓게 펼쳐서 수분함량을 낮추는 건조과정을 거치면서 미생물활동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 근래 입창중인 보이차 창고.

2000년 중반 이후 홍콩 창고에서 전통적으로 보관되었던 보이차는 거의 전부가 유통되었다. 지금은 이전에 사용했던 창고에서 보관하는 차는 없다. 풋풋하고 향이 좋고 병면이 깨끗한 건창차로 트렌드가 새롭게 형성되면서 온도와 습도가 높지 않은 새로운 입창 창고가 생겨났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전통적으로 온도와 습도가 높은 창고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없어졌기 때문이다.

입창入倉은 말 그대로 창고에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단순히 창고에 보관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모든 식품의 발효의 조건은 온도와 습도에 있다. 보이차를 포함한 잘 발효된 모든 식품은 미생물의 활발한 활동을 거쳐 성분의 변화를 일으켜야 깊은 맛과 향이 난다. 미생물 발효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충분한 수분과 적당한 온도가 필요조건이다. 보이차에서 가장 잘못된 인식은 “습기 먹은 차를 마시면 안된다” 일 것이다. 녹차나 우롱차처럼 산뜻한 향과 맑은 맛을 추구한다면 습기를 피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깊은 맛을 내는 발효를 원한다면 습기가 있어야만 한다.

발효를 목적으로 하는 습도는 완성된 차의 성질에 따라 달라야 한다. 차의 성질이란 병배와 찻잎의 성질에 따라 다르고 원료의 산지에 따라 다 다르다. 어떤 차는 아주 강한 맛을 지닌 반면에 어떤 차는 순한 성질을 지닌 차도 있다. 차의 본성에 따라 습도의 노출 정도도 달라져야 제대로 된 차맛을 얻을 수 있다. 습을 먹었다로 이유로 성질이 다른 종류의 차들을 좋다 나쁘다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초창기 보이차가 소비되던 홍콩도 지금처럼 상쾌하고 향기 좋은 신차를 주로 소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발효가 많이 된 차를 선호했고, 유통 상인들은 소비자 입맛에 맞게 차를 만들거나 보관하고 유통하게 된 것이다. 체질에 따라 향이 좋은 보이신차를 추구하는 차인도 있고, 농도를 진하게 많이 마셔도 속이 편한 잘 발효된 차를 추구하는 차인도 있다. 이와 같이 차를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차의 선택도 다양해 질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무조건 어떤 차가 좋다는 것은 모순이다.


명가원 김경우 대표  teac2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명가원 김경우 대표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종로구 계동길 103- 4번지 3층  |  대표전화 : 070-7761-7208  |  팩스 : 0505-115-7208
등록번호 : 서울, 아03665  |  등록일 : 2015.3.30  |  발행인 : 이상균  |  편집인 : 이상균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이상균
Copyright © 2020 뉴스 차와문화.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