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나라 안팎이 비상사태다. 바이러스는 온 지구를 돌며 인간의 생명을 좀 먹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침투자들의 습격은 지구촌을 벌벌 떨게 하고 있다. 누구라도 확진자가 될 수 있다. 극도의 긴장감과 경계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물마시다 목에 사레라도 들면 나오는 기침을 억지로 집어 삼킨다. 기침은 곧 코로나19의 증세 중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게 좋다. 누구 안에 감염균이 잠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언제 어떻게 습격당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공연예술, 종교모임, 학교는 물론 사람들이 밀집해서 모이는 일들은 대부분 연기 되거나 취소되었다. 집에서 격리적 생활을 하며 이 환난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이다. 사회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중이지만 어쩌랴 지금으로서는 건강만이 살길이다.

질병관리 본부에서는 예방수칙으로 비누를 이용하여 물에 30초 이상 꼼꼼히 자주 손 씻으라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했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는 기침예절을,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머릿속에 ‘카테킨’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카테킨은 플라보노이드 그룹의 flavan-3-ols에 속하며, 폴리페놀 일종으로 녹차의 떫은 맛 성분이다. 백차, 홍차, 우롱차 등에도 포함되어 있으나 발효과정을 거치는 차들에서는 카테킨 성분이 줄어드니 역시 녹차가 떠오른다. 카테킨이 하는 대표적인 일은 항산화 기능과 함께 면역 기능 증진을 도와주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 뷰코브스키 박사(Dr.Buskowski)는 “카테킨이 항바이러스, 항염증에 효과가 있으며, ‘테아닌’이 면역세포의 방어력을 높여 우리의 몸이 바이러스 등의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보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녹차를 마시는 이로움에 대한 과학적 논문을 발표했다.

차 한잔의 위력은 상상이상이다. 신화神話시대의 황제 염제 신농이 찾아낸 찻잎은 약이 없던 시절에 귀한 대접을 받는 약재였고, 집중과 명상을 위한 최고의 매개체였다. 따듯한 찻잔을 두손으로 감싸 잡으면 손으로 통해 오는 온기, 찻잔 위로 피어오르는 청아한 향기만으로도 얻어지는 위로는 덤이다. 차를 마시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없다. 주변에 있는 그릇에 따듯한 물을 담고 찻잎을 떨어뜨려 마시면 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위해 두 손안의 찻잔을 부적삼아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해보자. 차를 생산하는 남녘에는 벌써 싱그러운 봄이 성큼 다가왔다. 녹차 한잔을 마시며 강건한 대한민국의 저력에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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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초빙교수 김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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