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문화의 시작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그 시작은 바로 불이 발견되고 피워지면서부터다. 그러나 향 문화의 근원은 그보다 더 올라간다. 향 문화의 근원은 뭔가 발효되어지는 향기로 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동물이나 식물등 지구상에서 모든 것들이 죽고 난 다음에 발효되어지는 향기를 에서부터 먼저 향 문화가 시작됐다고 보여진다. 우리가 포도나 과일을 딴후 적절하게 발효를 시키면 더욱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그래서 인류에게는 두 가지의 향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나는 피우는 향 그리고 존재 자체로 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불이 발견된 후 시작된 향 문화에 대해 그 접근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향 문화의 복원 이야말로 우리 고대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먼저 신농, 황제, 치우의 삼황시대로 올라가본다. 신농은 차, 황제는 향, 치우는 술을 주관했던 신이다. 이중 향을 주관했던 황제에게는 구정九鼎의 신화가 있다. 구정의 신화는 솥에 연단을 했던 테크놀로지를 뜻한다. 오늘날 대만에는 아직도 향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시는 조상이 있다. 그들은 이른바 구천향로를 모시고 있다. 향의 역사는 신성한 제사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면 경상도 지역에서는 향을 항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향의 옛날 발음은 항이다. 이것이 황제의 황과 항이 통하는 것으로 황색은 즉 항색인 것이다.

우리는 제사를 지내면 향을 피우고 술과 차를 올린다. 그런 점에서 삼황은 분향강신의 한 셋트 인 것이다. 단군의 단자는 백단 흑단 자단을 뜻하는 단자다. 다른 말로 풀이해보면 향기로운 나무인 단자인 것이다. 그리고 삼국시대에 향도가 존재했다. 그 첫 번째 역사적 증거는 바로 삼국사기 김유신조에 등장하는 용화향도다. 이 향도는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며 그 문화적인 형태가 바뀐다. 신라 때는 용화향도가 있었다면 고려 때는 만불향도와 풍월향도가 존재했다.

만불향도는 민중적 불교적 형식을 띤 것이라면, 풍월향도는 귀족적 도가적 형식을 띤 모임이었다. 새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만불향도가 매향비를 세웠다. 왜 우리는 나무를 땅에다 묻으면 1,000년 뒤에 향기로 침향나무가 될 것이라고 믿었을까. 앞으로 우리 향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매우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향을 국가적으로 상업적으로 만드는 전문적인 조직이 존재했다. 이번호에서는 우리향의 역사에서 구체적 근거를 남긴 이규경의<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인사편人事篇 복식류服食類 향유香油 에 '선향갑향변증설線香甲香辨證說'을 소개한다.

향을 피우고 고요히 앉아있는焚香靜坐 것은 산가의 맑은 일이다. 오늘날 중원 시정의 푸줏간과 술파는 곳에서도 종일 향을 피운다. 그러나 우리 나라 풍속은 그렇지 않아 개탄스런 일이다. 더욱 향료에는 백선과 갑전이 있지만 어떠한 것이지 잘 알 수 없기에 변증을 하고자 한다.

<향보>의 제선향법에는 백지,천궁,독활,감송,삼내,정향,곽향,고본,고량강,각회향,련교,대황,황금,백목, 두루향의 가루를 각각 등분을 내어 유근피 면을 풀처럼 만들어서 통에 넣어서 짜면 선향이 만들어지는데 그 생긴 모양이 실과 같다. 또 판에다가 사물의 형상과 글자의 자형을 만들어서 철 구리 실에 매달아서 태우는데 이것을 '용괘향'이라 한다. 또 향가루를 풀로 반죽하여 긴 실처럼 만들어서 불씨로도 쓰고 움직일 때 시간을 재는 향이 있는데 이것을 '향사'라고 한다.

<본초강목>에 '전갑향법煎甲香法 갑향을 다리는 법'이 있는데, 갑향은 거거염砗磲厴 자이언트 조개이다. 여러 가지 향과 함께 태우면 더욱 향기롭다. 홀로 태우면 냄새가 나지만 향의 연기를 잘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침향과 용뇌 사향을 사용하면 더욱 좋다. 그 만드는 방법은 갑향 1근에 쌀뜨물 되 반을 넣고, 은은한 불에 한번 끓이고, 뜨물을 다시 바꾸고 다시 다린 뒤 쌀뜨물을 두 번 바꾼 다음 걸러 낸다. 여러 번 손으로 휘저어서 향 찌꺼기를 걷어내어 백미 삼합과 물 한 되로 은은한 불에 삶아서 말린다. 그리고 다시 꿀 삼합과 물 한 되를 넣고 3번째 끓일 때 탄불을 땅에서 태워서 뜨겁게 한 다음 술을 뿌려서 윤택하게 한다. 그 위에 향을 뿌리고 새기와를 덮고서 식어서 굳기를 기다린 뒤 돌절구와 나무공이로 찧어서 문드러지게 한 뒤 침향가루 3량을 넣고, 사향 일분을 찧어서 밖아 낸다. 이것을 병에 저장을 한 뒤 묻어둔 뒤에 오래 지난 다음 태운다. 무릇 이 향을 피울 때는 큰 화로에 피운데 뜨거운 재가 많고 탄이 맹렬하게 타고 난 다음 끄집어낸다. 화로 옆에 불과 따뜻한 물을 두면 향이 흩어지지 않는데 이 방법은 류봉례에게서 나온 것이다.

          글 (사)한국향문화연구회 문향 지도교수 박희준

(본문)焚香靜坐。迺山家淸事。今中原則市井屠沽。終日焚香。獨我俗不然。可慨。且香料有白線、甲煎。而亦未詳何物。故辨且證焉。

《香譜》製線香法。白芷、川芎、獨活、甘松、三柰、丁香、藿香、藁本、高良薑、角茴香、連翹、大黃、黃芩、柏木、兜婁香末各等分。以楡皮麪作糊和劑。以喞筒笮成線香。成條如線也。亦或盤成物象字形。用鐵銅絲懸爇者。名龍挂香。又以香屑糊傅長線。然作火種及行程時香。名曰香絲。《本草綱目》煎甲香法。甲香。卽車渠厴也。雜衆香燒之益芳。獨燒則臭。善能管香煙。與沈檀、龍麝香用之。尤佳。其法云。每甲香一斤。以泔斗半。微火煮一伏時。換泔再煮。凡二換漉出。衆手括去香涎物。以白米三合。水一斗。微火煮乾。又以蜜三合。水一斗。煮三伏時。乃以炭火燒地令熱。灑酒令潤。鋪香於上。以新瓦蓋上一伏時。待冷硬。石臼木杵擣爛。入沈香末三兩。麝一分和搗印成。以甁貯之。埋過經久方燒。凡燒此香。須用大火爐。多著熱灰、剛炭猛燒令盡。去之。爐旁著火暖水。卽香不散。此法出於劉奉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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