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품평기준공청회 서울 행사 성료

18일 하동 19일 보성 23일 제주 이명규 기자l승인2019.09.17l수정2019.09.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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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 강남봉은사에서 열린 공청회.

한국차의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한국차품평기준공청회가 서울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서울 강남봉은사에서 열린 한국차품평기준공청회에는 대한민국차품평대회 대회장 여연스님을 비롯해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차인들과 차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사회자에는 성균관대학교 김세리 박사, 공청회 발표자로는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과 무유다원 심상남 대표가 참여했다. 박동춘소장의 발표문을 소개해본다. 전국공처오히는 18일 하동녹차연구소, 19일 보성봇재홀, 23일 제주도 온난화대응연구소에서 열린다. <편집자주>

 

▲ 한국차품평기준 확립을 위한 서울공청회에서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소장이 < 차 품질평가 기준안에 대한 소견>을 발표하고 있다.

<차 품질평가 기준안에 대한 소견>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 박 동춘

차의 품질 기준을 정해야 하는 당위성

한국 차의 품질 기준을 정하는 일은 처음으로 공론된 기준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차 문화의 발전에 실질적인 초석을 놓은 일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한국 차의 품색에 대한 특장(特長)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점은 품질 기준에서 우선할 기준점이며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할 관점이다. 만약 이런 논의를 거쳐 한국형 차 품평의 실질적인 기준안이 마련된다면 차 문화, 산업, 수출경쟁력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이번 논의에서는 우선 차의 품질 기준의 기초를 논의하고 품평의 방법, 도구 등에 대한 문제는 품질의 기준을 정한 후 세부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므로 먼저 품질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 차 문화는 70년대 후반 차 문화 운동이 일어난 후, 호황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7년 농약 파동 이후 급격한 침체기의 어두운 터널을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을지를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다변화된 음료 시장, 특히 커피 시장 확대 및 홍차에 대한 일반의 관심, 중국차의 폭발적인 수요확대로 인한 시대적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그러나 한국 차 산업이 처한 현실을 주의 깊이 살펴보면 보이차의 차 시장의 점유와 왜곡도 한국 차 시장의 위축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현상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정부나 학계, 차 종사자들 사이에서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외에도 한국 차의 품질 기준을 정하지 못한 채 각론에 따른 허황한 제다법에 대한 논란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차품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겪는 고통인 셈이다. 이런 음료 시장의 흐름은 한국형 차 품질의 질적 향상을 도모, 품질이 보장된 차를 생산하여 수요자에게 안전성과 신뢰를 구축했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을 것이란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이 난관을 극복할 로드맵([roadmap)이 있을까. 이는 바로 한국 차의 품질 기준을 적확하게 규정하여 차의 질적 향상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차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에서 차가 유입된 이래 우리의 조상들은 한국의 풍토에서 자란 차엽으로, 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차를 만들어 왔다는 사실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 차의 특징이 잘 발현된 차를 만든 노하우가 한국형 차가 나갈 방향이며, 차 품질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차의 품질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층적으로 표면화하여 거론되어 왔으니 이는 차의 산지, 혹은 차 단체를 중심으로 품평이란 명제 하에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품평의 기준이 바르고 정당하며, 객관적인가 하는 점은 매우 회의적이다. 이는 대부분 70년대 중엽에 마련된 중국차의 품평 기준을 모방한 사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차의 품질 기준은 한국 차가 지닌 가치, 바로 한국의 풍토성, 기호가 함의된 차의 특장(特長)을 품질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간과된 것이다. 차의 품질은 사실상 제다법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차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품질 기준을 정하는 핵심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노정된 제다법은 좋은 차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인 제다법이 난무함에 따라 한국 차의 품평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한국 차 문화, 산업은 방향타도 없는 배로 긴 항해를 해 왔기에 세계 음료 시장의 흐름에도 부응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한국 차 산업의 영세성이나 오도된 정보도 한국 차가 더 발전할 수 없었던 한계였다.

한국 차의 품질 기준 어떻게 해야 할까.

차의 품질 기준은 차의 우열을 규정하는 방법이다. 우선 차나무, 생육 조건, 채다 시점, 제다의 방법에 따라 그 기준점을 정해야 한다. 한국의 차나무는 소엽종이 대종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차나무의 종에 따른 분류는 세분은 필요하지 않겠지만 재래종인가 아니면 육종에 따른 신품종인가는 분류할 필요가 있다.

1) 차나무 수종에 따른 분류

(1) 재래종이란 중국에서 유입되어 오랜 세월 한국의 자연환경에 적응된 차나무로, 한국의 풍토성에 순화된 차나무이며 자연 상태에서 자란 차나무로, 인공적인 시비나 관리를 하지 않은 야생 차나무를 말한다.

(2) 육종에 따른 신품종은 일제 압정기에 일인에 의해 재배된 야부기다종, 또는 80년대 이후 지역 차 연구소 등에서 개발된 참녹, 보향, 명선, 선향, 미향 등을 말한다. 이처럼 차나무의 종류를 분류하는 것은 재래종과 신품종이 확연하게 차품의 질, 향미, 색, 기운에 다른 특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2) 차나무의 생육 조건

(1) 야생 차,

자연 생육 조건에서 자란 차. 산간의 자연 상태에서 자란 차, 대나무 아래에서 자란 차 등이다. 인공 시비나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는 차를 말한다.

(2) 친환경, 유기농 재배

친환경, 유기농 재배 환경에서 관리된 차를 말한다.

(3) 재배 차.

차밭을 조성하여 인공적인 시비나 관리를 하는 차, 비료나 농약 등을 시비하여 관리하는 차 밭, 대단위 차밭, 산간 재배 다원

무엇보다 야생 차엽은 깊은 풍미와 맑은 기운, 박하 향을 지닌 차의 특징을 드러내며 유기농 재배나 대단위 차밭의 차엽은 재배종 차의 무겁고 탁한 향미와는 차이가 드러난다. 따라서 차나무 재배 환경은 야생과 유기농 재배, 일반재배 등으로 대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생산자가 차품을 표시할 때, 반드시 산지의 특성을 표기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3) 채다 시기

현재 채다 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표기했지만 이것으로 채다 시점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 야생차나 노지 차 등, 지역에 따라 곡우 전에 차를 딸 수 있는 지역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음으로 객관적인 분류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다 시기에 따른 명칭은 첫물 차, 두물 차, 세물 차, 여름 차, 가을 차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4) 제다 방법에 따른 분류

제다방법은 녹차류와 발효차류로 대별될 수 있고, 덖음 차와 증차로 구분할 수 있으며 수제 차와 기계차로도 구분해야 한다.한국 차는 대부분 덖음 차와 증차로 대별할 수 있는데, 덖음 차는 수제 차로, 증차는 기계 차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1) 수제 녹차류, 수제 발효차류,

(2) 기계 녹차류, 발효차류

위에 예시한 기준은 차품이 만들어지는 세밀한 조건을 열거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차의 품질 기준에서는 차나무의 생육 조건, 채다 시기, 제다 방법에 따른 분류를 차의 품질 기준에서 기본적으로 적용해야 할 필수 조건이다. 그러므로

첫째, 차나무의 생육 조건에 따른 야생차, 유기농 차, 재배차로 구분할 필요가 있고,

둘째, 채다 시기에 따른 분류 방법으로 첫물 차, 두물 차, 세물 차, 여름 차, 가을 차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제다 방법에 따른 덖음 차와 증차로 분류하고, 수제 차와 기계 차로도 분류해야 하며 녹차류와 발효차류로도 분류해야 한다.

무엇보다 차 품질의 기준은 제다 방법에 따른 기준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녹차류와 발효차류의 품질 기준은 차등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① 녹차류의 품질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덜 익히거나 태운 차를 분별하고, 덖음의 정도가 적중한 차를 가름할 수 있어야 한다. 차의 향기, 맛, 색은 적정하게 차를 덖었을 때 자연적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차의 형상이다. 만약 차를 덖는 방법이 미흡했다면 쓰고 떫거나 탁하고 거칠어 목 넘김이 거칠고, 속이 쓰려 마실 수 없는 폐단이 생긴다. 한국형 차의 품질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점은 바로 최고급 차에서는 환한 박하 향이 나며 맑고 경쾌하며 시원하며, 차를 마신 후 단향의 여운이 길어야 하고 두물, 세물 차에서는 맑고 시원하며 탁한 잡향이 없어야 한다는 기준점은 동일하다.

② 발효차류는 찻잎을 산화하는 과정에서 탁하고 격한 맛과 향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이므로, 이런 관점에서 차의 형상, 색, 향을 가름해야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차품의 기준은 맑아야 한다는 점이다.

앞에 예시는 질 좋은 차의 품질 기준에서 기초적인 규격의 조건을 명시한 것이다. 이 기준의 중요한 조건은 수요자들이 어떤 차를 선택하든지 몸을 해치지 않아야 하며 심신에 유익함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광의적인 의미의 명차란 차의 색, 향미, 기운이 고르게 내포되어 있고, 후미의 여운이 길며 맑으며, 차를 마신 후 온몸이 따뜻해져서 차를 즐기는 사람에게 유익함을 제공하는 차이다. 차의 품질 기준은 수요자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차를 선별해 주는 객관적인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요자가 차의 안전성을 믿고 자신에게 맞는 차를 선택함으로써 그 선택지를 넓힐 수 있고, 다변화하는 차 시장의 수요 흐름에도 발을 맞출 수 있다.


이명규 기자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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