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브필하모니(Elbphilharmonie, 출처: www.freundeskreis-elbphilharmonie.de)
엘브필하모니(Elbphilharmonie, 출처: www.freundeskreis-elbphilharmonie.de)

함부르크는 독일의 ‘항구도시’, 수많은 다리를 가지고 있는 ‘물의 도시’이며 음악의 도시이다. ‘항구도시의 항구도시’ 구역인 ‘하펜시티HafenCity'는 수로를 따라 끝없이 연결된 붉은 벽돌의 옛 창고건물이 신축 구역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25년까지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옛 카카오 저장 창고를 그대로 활용하여 건축 중인 콘서트홀 '엘브필하모니Elbphilharmonie’는 라인강변의 ’포도농장 설계‘를 적용한 대형극장 내부, 물결치는 파도모양의 외관은 미완성인 지금도 하펜시티의 랜드마크로서 손색없다. 글과 소리로 기록해 놓은 파빌리온 엘브필하모니Pavilion Elbphilharmonie에서 그 과정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메쓰머 모멘텀(Messmer Momentum, 출처: www.messmer-momentum.de)
메쓰머 모멘텀(Messmer Momentum, 출처: www.messmer-momentum.de)

‘엘브필하모니’의 물길을 따라 바라보면 모던한 티라운지를 발견하게 된다. 메쓰머Meßmer의 티하우스, ‘메쓰머 모멘텀Messmer Momentum’이다. 2008년 개장한 이 티하우스는 교육장, 테이스팅룸, 티뮤지엄, 티라운지, 티샵으로 이루어진 차문화 복합 공간이다. 1852년 시작된 메쓰머는 독일의 대중적인 티브랜드이다. 메쓰머 모멘텀에는 문학, 클래식, 피아노 연주, 티마스터, 티&베이크 등의 이벤트가 마련된다. 또한 미리 예약하면 알찬 티클래스를 통해 차의 기본 이론과 25종의 티테이스팅 그리고 독일 항구의 정취와 함께 풍성한 티타임을 만끽할 수 있다.

메쓰머 모멘텀(Messmer Momentum, 출처: www.messmer-momentum.de)
메쓰머 모멘텀(Messmer Momentum, 출처: www.messmer-momentum.de)

옛 건물 블럭에 자리한 할센 앤 리온Haelssen & Lyon 역시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다. 그 내부에서도 오래된 차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블랜딩 과일차를 설명하는 티마스터의 제품 개발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달콤한 향과 은은한 맛의 말린 사과 조각이 과일차의 베이스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루이보스도 다양한 차의 블랜딩 원료가 된다. 현재에는 과일, 꽃, 허브 이외의 식물 원료를 더욱 다양화하고 있다. 그들에게 차의 영역은 매우 방대했다.

1879년 설립된 할센 앤 리온은 차, 과일, 허브 등의 원료공급, 맞춤형 주문 제작을 위해 15,000톤 규모의 특수차 저장창고(Hamburg-Allermöhe)를 보유한 대형 원료 회사이다. 늘 새로운 컨셉의 티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2013년 획기적인 ’티캘린더'를 광고 에이전시 콜레 레베Kolle Rebbe와 공동 제작하여 국제 디자인상을 수상하였다. 365일 각각 다른 블랜딩 차를 아주 얇게 종이처럼 만들어 티백 크기로 절단한 후, 날자를 인쇄하여 달력으로 제작, 하루 하루 종이 달력과 같이 ‘tea calendar paper’를 찢어 뜨거운 물을 부어 티백처럼 우려 마신다.

Haelssen & Lyon Tea Calendar (출처: www.haelssen-lyon.de)캘린더 티.
Haelssen & Lyon Tea Calendar (출처: www.haelssen-lyon.de)캘린더 티.

매일 새로운 차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맛은 어떨지? 또한 ‘Scentsation'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남성을 위한 차 ’The new men's tea collection‘를 출시하고 있다. 할센 앤 리온은 국내외 식품원료 전문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으며, 한국에도 지사가 설립되어 있다.

▲ 바서슐로스(Wasserschloss) 전경
▲ 바서슐로스(Wasserschloss) 1층 티샵(Teekontor)

물의 성 ‘바서슐로스Wasserschloss’는 붉은 창고 건물 사이의 수로에 물로 에워싸여 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커다란 나무에 살짝 가려 성의 전면 윤곽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가을 정취가 물씬한 아름다운 성이다. 야경 사진을 통해 창고 건물과 어우러진 물에 투영된 동화 같은 성의 반대편 모습을 발견한다.

성 1층에 레스토랑과 티샵Teekontor, 2층에 티라운지가 있다. 수로 쪽 테라스에서는 작은 파티가 가능할 것 같다. 바서슐로스는 고유의 티 리스트를 오픈 판매하고 있다. 얼그레이 등 12가지로 분류하여 총 243종이다. 말차를 제외한 모든 차는 기본 125g 단위 가격이며, 티 캐디를 추가하면 3.9유로 추가된다.

바서슐로스(Wasserschloss) 2층 티라운지
바서슐로스(Wasserschloss) 2층 티라운지

독일은 대부분 티마스터가 가장 맛있는 조건으로 차를 우려 찻잎을 걸러낸 후 추출된 차를 서비스한다. 이외에는 타이머를 함께 주거나, 차 우리는 시간에 대한 코멘트가 있다. 바서슐로스의 티마스터는 바쁘다. 150ml 찻잔, 400ml 티포트, 1,000ml 티포트로 주문을 받는다. 4명이 각각 다른 차를 주문한 경우 각각 다른 차의 양과 물, 그리고 타이머 4개에 각각 다른 시간을 맞춰둔다, 독일의 시스템 가구는 이 곳의 차 서비스에도 빛이 난다. 서비스 홀 방향으로 완전 오픈된 작업 공간은 티마스터의 동선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자동 배수가 되는 작업대에 수도라인으로 차 우리는 끓는 물이 직수로 공급된다. 왼편에 가지런히 티캐디들이 빼곡히 놓여있다.

COTECA 할센 앤 리온 (출처: coteca-hamburg.com)
COTECA 할센 앤 리온 (출처: coteca-hamburg.com)

하얀 도자기의 티세트 또한 종류별로 벽 전면 선반에 칸칸이 정리되어 있다. 깔끔하고 시스테믹하다. 바서슐로스는 즐길 거리가 많다. 주변경관, 내부, 음식, 서비스시스템, 음식, 차와 멋진 티푸드, 그렇더라도 가장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볼 곳이 Teekontor, 티샵이다. 넓지 않은 공간에 천정까지 진열한 다양한 차, 차도구들, 높은 곳까지 보고 구석구석 살펴야 오래된 소장용과 최신 제품까지 볼 수 있다. 서랍, 서랍 넘치는 소품들, 초콜릿, 각종 스파이시 등 차를 덜어 선물할 앙증맞은 티캐디들도 즐거움을 준다.

크라운 프라자호텔CROWN PLAZA, HAMBURG 티라운지는 퍽 인상적이다. 투숙객은 누구나 알트하우스ALTHAUS의 다양한 제품을 자유로이 즐길 수 있다. 알트하우스는 브레멘에 본사가 있고 티마스터가 대표Managing Partner로 직접 제품 개발을 주도하며 주요 호텔에 차를 공급한다.

국내 호텔, 공항, 주요 기관 등에도 한국차 제품의 편안한 티라운지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함부르크 하펜시티에서 40분 이동하면 D&B(Dethlefsen & Balk, Hamburg - Allermöhe, 1836)의 본사, 전시장, 공장과 함께 물류센터가 있다. 차와 향신료로 시작한 D&B는 2001년 커피를 포함하면서 블랜딩차와 별도의 생산 라인을 구축하였다. 또한 1970년대부터 디자인사업을 시작하여 다양한 도자기제품군도 보유하고 있다. 단일 차는 150, 블렌팅 티는 400여종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고 현재에도 제품군별로 티마스터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Peter Röhrs는 D&B 제품은 80여 개국으로 수출하며, 특히 한국은 허브티, 일본은 과일티, 중국은 모든 티를 선호한다고 전한다. 한국 기업도 차의 유행을 선도하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의 선호도를 객관적이고 전문화된 기관을 통해 조사하여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지난 2014년 COTECA(Coffee, Tea, Cocoa - Global Industry Expo)에서 할센 앤 리온의 Dietmar Scheffler(Managing Director, Hälssen & Lyon GmbH)는 인터뷰를 통해 “차는 과거, 현재이며 무엇보다도 미래이다Tea is past, present, and above all future, 함부르크는 언제나 전 세계를 위한 차의 가공과 블렌딩의 중심이 되어 왔다. 전문가들이 있는 곳이다.” 라고 함부르크와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9월의 함부르크는 누군가의 삶의 나침반을 돌려놓기도 한다. 커피를 배우러 떠났던 독일, COTECA에서 Tea를 발견한 그녀의 이름은 박은애. 독일 티소믈리에Tea Sommelier 동양인 1호이다. 이제는 'Tea Eltz'라는 공간에서 독일식 차 교육과 함께 독일 차문화 소통의 중심에 있다. COTECA는 격년으로 열린다. 아쉽게도 올해는 전시회가 없다. 인생의 변화를 꿈꾼다면, 차를 더 알고 싶다면 가을, 함부르크 Tea 여행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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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사장 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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