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차 중 하나가 바로 무이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홍포다. 오랜 기간 중국 무이산차엽연구소 소장으로 역임하며 '모수 대홍포'의 무성생식에 성공, 오늘날 많은 차인들에게 '순종 대홍포'를 마실 수 있게 한 현대 대홍포의 진덕화(75세)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방문 목적은 단순했다. 한국에 대홍포에 대해 올바르게 알리고 한국의 차 산지를 둘러보며 한국차의 다양한 생산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에게 우리에게 여러 가지 설로만 떠도는 대홍포 모수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현재 대홍포 모수는 세 그루입니다. 원래 세 그루였는데 한 그루가 생겨났습니다. 나도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네 그루며 차나무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요. 순종 대홍포는 모수 세 그루 중 가장 건강한 가운데 모수를 사용했지요."

우리가 지금 맛보고 있는 순종 대홍포는 진덕화 명인이 1985년 무성생식에 성공한 것들로 생산되고 있다. 현재 무이산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대홍포들은 진덕화 명인이 성공한 모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순종 대홍포로 부를 수 있다. 현재 무이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홍포의 총량은 약 5천톤 정도이다. 그렇다면 좋은 대홍포란 어떤 것일까.

"좋은 대홍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수 대홍포가 가진 자연조건에 가장 근접한 조건을 가진 곳에서 생산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토양, 기후 등 다양한 자연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순종 대홍포가 있는 지역을 보면 대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좋은 대홍포는 그 맛이 9번까지 유지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맛보면 만날 수 있는 향이 바로 상큼한 죽엽향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연유향도 나지요. 그 향이 이어지다가 5-6번째는 계화향이 나고, 7-8번째는 난향이 납니다. 그리고 9-10번째는 연유향을 머금은 옅은 계화향과 죽엽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이정도 품격을 갖출 때 좋은 대홍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홍포를 제대로 우려내는 방식도 추천했다. 일단 완전하게 100℃까지 끓은 물을 사용해야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탕은 빨리 우려낸 후 식혀서 음용하면 좋다. 3- 5번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1분 이내에 우려낸 후 마셔야 하고, 6-10번째는 아주 천천히 충분히 우러난 후 음용할 때 대홍포의 진맛을 느낄 수 있다.

"대홍포의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그 가격은 대홍포 생산자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대홍포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격대가 매우 다양합니다. 국가급을 비롯해 명인들이 존재하지만 대홍포 가격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대홍포 명인이 존재한다. 국가급 성급, 현급으로 구분된다. 국가급 대홍포 명인은 진덕화 선생을 포함해 2명, 성급 명인이 12명 그리고 현급 명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75세 나이답지 않게 건강하고 밝았다. 차를 권할 때 겸손했고, 발언할 때도 신중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아는 범위안에서만 질문을 받았고 답했다. 그가 대홍포를 포함한 10대 명총을 만들어내는 단순한 차 명인이 아닌 차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