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오베라는 남자.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고 같은 일과를 보내고 한 세기의 3분의 1을 한 직장에서 일한 59세 남자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떠나고 빈자리가 크지만 자신이 힘들다는 이유로 모두가 자리를 비운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느냐는 생각에 단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전 세대’가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직장에서마저 쫓겨났다. 책임져야 할 사람도, 일자리도 없이 이제 남겨진 건 죽는 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부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가장 튼튼한 고리를 천장에 박아 자살하고 말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이웃집에 이사 온 ‘이상한’ 가족들 때문에 자살도 마음대로 못한다. 재기발랄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웃음을 터뜨리지만 한편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오베가 불쑥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마음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스웨덴에서 7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한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 블로거의 데뷔작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스칸디나비아식’ 재미와 마음 따뜻한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최민우 옮김┃다산책방┃값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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