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경험속에 알아차릴 수 있는 녹차제다법

청년차인 건우와 경희씨의 인연 마로다연 법진l승인2019.04.13l수정2019.04.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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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금천 차 밭에는 찻잎 소식이 감감하다. 올 봄 차 덖는 일을 생각하면 벌써 부터 설레인다. 청년차인 건우씨와 경희씨가 함께 할 시간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차 문화와 산업 발전이 어둡지만 않다고 생각한다.

차를 연구하는 일이 어언 30년이 되었다. 누가 만든 차가 최고며, 누가 만든 차가 제일 이라고 규정짓고 단정 지을 수가 없다는 것을 세월이 흐를수록 알아가고 있다. 개개인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차를 배우겠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다. 선방에서 공부하는 스님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알려진 사찰요리 전문가 스님, 이름은 밝힐 것은 아니지만 차 전문가라고 온 나라 안에 소문 난 스님, 대학교수, 사업가, 다도를 가르치는 사범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차 만드는 일을 배우고 함께 연구했다. 그들 중 단 한명도 차를 함께 만들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댓가를 받고 제다를 가르쳐 준적이 없다. 이제는 나의 제다법을 누군가가 물려 받는 원을 세우고 있다. 그러다 만난 인연이 바로 청년차회 회장 건우군이다. 나는 건우군에게 내가 알고 있는 차 정신, 이론, 실기를 다 전수 해 줄 생각을 하고 있다. 건우군은 알아차리고, 받아들일 줄 알고, 내가 차를 통해 무엇을 추구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건우군이 아니더라도 차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면 누구든지 전수 해 주려고 한다.

며칠 전 또 다른 인연을 만났다. 이태리에서 오페라 성악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 온 경희씨다. 그녀는 어떤 인연으로 <마로단차>를 마시게 되었고 몸이 놀라운 반응을 일으켰다고 했다. 내가 알려 준 대로 첫 날 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부터 제법 많은 양의 차를 뜨겁게 마셨다. 어떤 요법으로도 고쳐 지지 않던 고질병 같은 냉한 장이 20여일 만에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차를 배워 보겠다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선언했다. 나는 기꺼이 내 모든 차에 관한 것을 그녀에게 알려 주려고 한다.

녹차는 레시피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손놀림과 차가 익어 가는 순간순간의 알아차림이 매우 중요하다. 찰나지간의 한 꼭짓점이기 때문이다. 한 꼭짓점을 찾아내는 일 또한 성악에서 발성 연습 할 때 찾아내야 하는 한 찰나의 높 낮이 음과 같다. 제대로 알아 차려 멈추고 쉴 줄 알아야 제대로 노래가 완성 되듯 녹차 맛을 찾아내는 것도 그러하다. 흔히들 말하는 발효차라고 하는 <마로단차>는 끈기와 기다림과 집중력에서 자연의 힘으로 얻어지는 맛을 발견 해 내는 것이다. 이 차는 만들어 놓은 레시피대로 실행만 하면 크게 실패 할 맛은 없다. 이미 내가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하면서 레시피 정립을 해 놓은 상태라 녹차를 만들어 가는 과정보다 더 시간은 걸리지 않는다.

녹차는 지금도 어렵다. 날씨의 기온, 불 온도, 손놀림과 알아차림에서 얻어지는 맛이기 때문이다. 그날, 그날 날씨 온도와 일기의 환경에서 찰나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맛을 내기가 그 만큼 어렵다. 날씨와 온도에 불 온도를 조절하고 덖어 내는 타이밍을 알아차려야 제대로 녹차 맛을 얻어 낼 수 있다. 녹차제다는 그만큼 많은 경험이 필요로 하다.

예년 같으면 벚꽃이 지는 동시에 차를 덖었다. 아직 금천 우리 차 밭에는 찻잎 소식이 감감하다. 올 봄 차 덖는 일을 생각하면 벌써 부터 설레인다. 청년차인 건우씨와 경희씨가 함께 할 시간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차 문화와 산업 발전이 어둡지만 않다고 생각한다. 젊은 그들에게 차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먼저 초의와 추사, 다산이 보여주었던 차에 대한 마음과 정신을 먼저 공부 해 보라고 권했다.


마로다연 법진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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