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이다. 어제 저녁부터 차를 좋아하는 벗들이 멀리 충주 진주와 청주, 서울에서 한 달음에 달려와 밤새 차향에 젖었다. 차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를 두고 생면부지의 초면인데 십년지기 처럼 돈독해져 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차를 만들고 연구 해 온 수십년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곧 난생 처음으로 인도에 간다. 고맙게도 김해에 자리하고 있는 샤티 아르마 수행공간 방장 스님께서 인도에 있는 국제수행학교 개교기념일에 즈음하여 초대해 주신 덕분에 인도행이 결정 되었다. 내 생에는 인도에 갈 기회는 없을 줄 알았다. 방장스님에 대한 고마움에 내가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하다가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차에 관한 그 무엇을 생각 해 낸 것이다. 인도의 아이들에게 찻자리를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꽃 문양이 있는 찻잔 200개를 주문 했다.

재작년 여름 일이었다. 유럽의 수 많은 청년 예술인들이 모인 일본 도쿄 어느 미술관에서 보여준 우리 차 문화는 차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뿌듯했다. 나에게 차 문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의 혼을 보여주는 뿌리이기도 하다. 일본 중심의 도시 도쿄시내에서 접했던 차 문화는 씁쓸하고 아쉬웠다. 그들은 차 맛보다 그들만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왜 우리나라 중심인 인사동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 차문화를 보여주고 알릴 수 있는 차 문화는 없는 것 일까.

나는 생에 첫 인도행에 우리 차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 홍차의 고장 다즐링에서 한달간 이라도 머물다가 오려고 한다. 나에게 차는 단순한 음료수가 아니다. 나에게 차는 생명이다.

차는 나에게 인류애다. 나에게 차는 나에게 잠재해 있는 숨겨져 있는 나를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생명이다. 나에게 미지의 나라 인도 붓다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내가 손수 따서 만든 찻잎으로 만든 작설차 한잔 우려내서 올릴 수 있는 시간을 상상만 해도 마음 설레인다.

1월 1일 오늘 광양의 몇몇 시민들과 모여 차를 마시면서 다짐하며 결의를 했다. 차향보다 더 깊은 인향으로 함께 하기로 .....

기해년 한해를 시작하는 오늘 차향만큼 향기로운 사람들을 만난일이 차향만큼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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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다연 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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