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전혀 모르니 드문드문 보이는 한자 간판 몇개에 의존해서 골목을 휘젓고 다닙니다. 그러다 들어온 반가운 그 한 글자, 차 茶 !

차茶-

센차 (일본 녹차)

일본 나라현 아무개 골목의 낡은 차가게 구입

향香-

평범한 센차 향입니다. 사실 센차를 많이 마셔본 경험이 없어서, 그냥 센차는 이런 맑은 미역 향 또는 이끼 향이 나는구나 합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좀 지나니 젖은 찾잎에서 풀의 향긋함도 느껴집니다. 찻잎은 균일하지 못하고 큰 줄기나 지푸라기 같은 것도 섞여있지만, 이 정도 깔끔한 향이라면 맛도 크게 나쁠수가 없겠지요!

미味-

센차를 직접 우려보기도 처음이라 첫번째는 아주 가볍게 찻물을 따라냈습니다. 달달한 기운이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두번째엔 원하는 탕색이 나올만큼 기다렸더니 쓴맛, 짠맛, 단맛이 모두 드러납니다. 차의 기운도 몹시 셉니다. 정신이 바짝 드네요!

낮은 온도에서는 아주 부드럽고 찰진 센차인데, 온도가 올라가니 탄닌이 금새 존재를 드러냅니다. 짜고 거친맛 뒤에는 단맛이 오래 남아서, 치아와 잇몸 위로 투명한 막이 생긴것처럼 미끈미끈합니다. 차 우리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해서 맑고 편하게 마셔도 좋을 것 같고, 또는 충분히 우려서 부드럽고 까칠한 이중적인 매력과 이 치고 올라오는 에너지를 즐겨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00g 190엔. 한 주전자에 60원인 셈입니다.

아,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이 밥먹듯이 마실 수 있었구나, 내심 부러웠습니다. 누가 어떻게 재배했길래 이게 가능할까요.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맛과 향의 페스티벌까지는 아니지만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안에 맑은 단침이 돕니다. 더 바랄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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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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