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명상의 자사호.
갈명상의 자사호.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자니紫泥, 홍니紅泥, 단니緞泥, 묵록니墨綠泥와 흑니黑泥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색토’라고도 불린다. 이 광물들은 본산(本山, 정산본지의 황룽산) 밑 지층 사이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대개 덩어리 형태로 존재한다. 황룽산은 작은 황석산黃石山인데 건축용 황석의 채취로 인해 언덕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서쪽의 칭룽산青龍山도 청석 채취를 위해 폭파되었다. 자사니 광석은 황룽산 하단 깊숙이 있기 때문에 탄갱을 깊게 파야 한다.

4호정四號井 같은 경우는 위에서 아래 순으로 가토(假土, 어지러운 폐기물) → 협니(夾泥, 적갈색의 비교적 단단한 광석) → 자니(자홍색, 자사니 배합 성분) → 녹니(綠泥, 본산녹니) 또는 오니(烏泥, 가장 단단한 흑색 광석)가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부분은 지층 분리가 명확하지 않아 채취시기에 따라 흙의 질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또한 채취된 광석 모두 궤도를 타고 한꺼번에 운반된 후 밖에서 선별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흙덩어리의 색깔, 질감, 성질, 용도가 일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싱도자기공사宜興陶瓷公司는 90년대 전에 비교적 번창했던 기업 중 하나로 20여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갈명상의 자사호.
갈명상의 자사호.

딩수진丁蜀鎮 부근에서의 도자기 광물 작업은 모두 기업 산하의 총 원료공장을 거쳐 각 공장에 옮겨졌다. 그러나 황룽산의 자니와 녹니, 그리고 타지에서 나는 3~4가지의 홍니 배합 원료만 자사 공장으로 보내지고, 나머지는 20여 개의 도자기 공장으로 공급됐다. 이 공장들의 수요는 자사 공장보다 수십 배 내지는 수백 배 많았으며, 협니夾泥는 화분 따위의 오지그릇을 만드는 주요 원료가 되었다. 물론 협니로 차호를 만들 수 없는 건 아니다. 단지 자니보다 다소 거칠고 색이 어두울 뿐이다.

따라서 자니 공급이 적으면 협니로 자사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 문제는 어떤 전문가의 책에서 언급된 적이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에 대한 탐구보다는 서로 따라하고 베끼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왕이면 정확한 답을 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한 사람이 어떤 사물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터득하려면 수 없이 많은 이성과 감성 충돌을 경험하고 끊임없이 비교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약 완성도 높은 글을 쓰려면 더욱 깊이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차호만을 몇 십 년 만들어온 늙은 장인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능숙하고 노련한 호 제조기술을 자랑하지만 미리 가공된 원료만 써왔기에 광물의 산지, 배합 및 제련 방법을 알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부 고객의 질문에 대응하기 위해 억지로 독서를 하고 암기를 한다. 책 속의 내용이 맞는지도 따지지 않고 말이다.

그는 일반인이 듣기에 ‘전문가다운’ 답변을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자사 도토陶土를 이해하려면 독서나 이야기로는 부족하다. 이싱 부근에 ‘원조’라고 부를 수 있는 자사니 채취장만 해도 4-5 곳이 되는데다 대체 원료 채취장도 열 몇 개가 있다. 하나하나씩 면밀히 채취해보고 연구하지 않으면 신빙성 있는 1차 연구 자료가 나올 수 없다. 따라서 자사니에 관해 전해져오는 이런 저런 의견은 물건 판매를 위한 ‘공구’이자 ‘보물’이지 대개 거짓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사니는 오색토의 통칭이다. 자색니만 해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점성, 순도, 경도, 온전한 정도에 의해 구분된다. 최근에 환영 받고 있는 ‘저조청底皂青’ 청수니의 질감은 15년 전만해도 최상급 자니로 분류되지 않았다. 저조청은 등급이 더 높은 눈자니(嫩紫泥, 嫩: 부드럽고 연하다)에 비하면 단단하고 불순물이 많다. 예전에는 눈자니와 저조청을 배합하여 자니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자니는 점성, 등급, 가소성, 질감 등이 매우 우수했다.

갈명상의 자사호.
갈명상의 자사호.

그러나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 풍조가 생기고 있다. 물론 최상급의 눈자니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말이다. 이리하여 저조청이 가장 좋은 품종 대열에 포함되었다. 물론 자색니 광료는 어떤 종류든 간에 배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쓰이고 있는 ‘홍피룡紅皮龍’, ‘강파니降坡泥’ 등 자니는 예전에 폐기되거나 질그릇을 만드는 데 쓰였으나, 어찌됐든 ‘원조’ 자사니의 한 종류는 맞다.

①단니緞泥: 우리가 볼 수 있는 옛 자사호 중에는 여러 가지 단니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는데, 기본 색깔은 미황색이며, 좀 더 누렇거나, 붉거나, 푸르거나 옅은 회색을 띄기도 하며, 성분과 입자도 제각각이다. 사실 정통 단니는 황룽산의 녹니에 약간의 자니를 섞어 배합한 것이다. 표준 비율은 85:15지만 비율이 바뀌면 나오는 색도 달라진다. 어느 자료에 의하면, 딩수전丁蜀鎮의 ‘단산광團山礦’이라는 곳에서 나오는 흙이 단니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자사니를 연구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 ‘단산’과 ‘단산광’을 본 적이 없다. 아마 ‘단산광’은 아주 오래 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본산에서 나는 여러 가지 흙은 샌드위치처럼 서로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섞인 상태로 채굴되는 경우가 많은데, 옛날의 단니도 이처럼 녹니와 자니가 무작위로 섞여 색이 불규칙적인 것이다. 또한 녹니도 자니처럼 색의 진하고 옅은 정도와 질감의 차이가 있다. 오늘날 쓰이는 단니는 순수한 단일 광물이 아닌 혼합니이다. 녹니를 분쇄하는 방법과 선별 횟수에 따라 모래 함량과 입자 등급이 전해진다. 단니는 철분 함량이 낮고 티타늄 함량이 높아 소결 온도가 다른 자사니 보다 높은데, 오래된 광료로 배합한 단니는 1200℃ 정도가 되어야 완전히 구워진다.

②묵녹니墨綠泥: 묵녹니는 순수 녹니(미량의 자니를 섞기도 한다)에 산화코발트, 산화크롬 등을 첨가한 품종이다. 색소를 첨가하지 않은 원료는 절대 짙은 녹색으로 구워질 수 없다. 민국 시기에 존재했던 어떤 녹니는 본산녹니에 코발트 광물 원료와 크롬 성분의 녹색소를 넣었다고 하는데, 비록 산화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원리는 비슷하다. 이런 녹니 완성품은 산화코발트를 넣은 작품과 조금 다른 색을 내는데, 이를 ‘민국녹民國綠’이라 일컬었다. 이와 비슷하게 망간을 청수니와 섞게 되면 보라색을 띤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정제된 산화물을 쓰는 게 더 적합하다.

③흑료黑料: 자니를 기본 원료로 하거나, 녹니와 백협니白夾泥의 혼합물을 기본 원료로 하여 크롬, 철, 망간, 코발트 산화물 또는 합성 흑색소를 첨가한다. 자니로 배합한 흑료는 철분이 많아 나중에 자홍색조를 띠는 반면, 녹니와 백협니로 배합한 것은 푸른색을 띤다. 산화물을 첨가하지 않으면 흑료를 만들 수가 없다. 산동 흑도黑陶가 검은 것은 흰색에 가까운 원료에 염료탄소를 넣었기 때문이며, 고온에서 색이 바래버리기 때문에 저온에서만 굽는다.

④홍니紅泥: 소홍니(小紅泥, 진흙 성질의 황색 덩어리)와 대홍니(大紅泥, 모래 성질의 덩어리)를 섞어 만든 것이며, 자사 오색토 중 가장 화려하고 정열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반 홍니와 주니로 또 나뉘는데, 주니는 입자가 고운 홍니라고 할 수 있겠다. 주니는 명청 시기에 관상용 소호小壺를 만드는데 가장 환영받는 재료였다. 주니의 배껍질 같은 모래 질감 효과는 대홍니 과립을 소량 추가했기 때문이다. 소홍니는 곱고 축축하며, 철분이 많고 고온에 약하다. 소결 후의 밀도는 유리화 수준과 비슷하며, 수분 흡수율도 낮아 가장 정갈한 자사니 품종으로 통한다.

사실, 자사니 품종을 임의로 혼합하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색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자사니의 색깔은 5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 배합하든 간에 ‘오색’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부 ‘똑똑한 사람’들이 자사가 아닌 다른 흙을 섞어 화학 색소로 색을 낸 것들은 전통 개념의 자사니라고 할 수 없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잘 가려내지 못하지만 수요가 이렇게 많은 지금 모든 제품을 황룽산 원료를 사용해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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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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