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차와 장흥 청태전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0일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호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제11호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 제12호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세종실록지리지 보성특산품에 대한 차 기록.
세종실록지리지 보성특산품에 대한 차 기록.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로 지정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은 경사지 등고선에 따라 간격과 수평을 맞추는 계단형 차밭 조성 기술과 탁월한 경관이 중요농업유산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보성은 전국 차 재배면적의 35%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고려시대부터 차를 공납하는 다소茶所가 설치되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 등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보성 대원사에는 350년된 차나무가 있는 등 오랫동안 차 재배를 해 왔다.

보성특유의 계단식 차밭조성.
보성특유의 계단식 차밭조성.

보성의 등고선식 계단형 차밭은 부족한 농지를 대체할 생계수단으로 산의 비탈진 면에 조성된 것으로, 곡괭이, 삽으로 면을 고르고 새끼줄로 등고선에 맞게 수평을 유지하며 폭 2m 간격으로 층층이 조성하였는데 과학적이고 견고하다. 바다 물결을 형상화한 듯 굽이를 이루는 계단형 차밭 경관은 2013년 미국 CNN의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수록된 장흥지역내 다소.
세종실록지리지에 수록된 장흥지역내 다소.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2호로 지정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은 비자나무, 소나무 등 수목 하층부에서의 차 재배환경 조성과 청태전을 만드는 제다과정, 음다법 등이 오랫동안 독특하게 유지되어와 중요농업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예부터 장흥에서는 잎차보다 덩이차를 주로 마셔왔는데, ‘돈차’, ‘강차’, ‘떡차’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으며, ‘청태전’이라는 명칭은 김의 주산지인 장흥에서 ‘청태로 빚어 만든 구멍 뚫린 동전과 같게 만든 돈차’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잘 만들어진 청태전.
잘 만들어진 청태전.

차나무와 공생하는 상층목의 가지를 정지하여 햇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재배기법은 찻잎 수확량 및 차의 맛을 좌우하는 성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청태전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에 기록된 것과 동일한 청태전 제다법은 찌기, 분쇄, 성형, 발효(최소 1년) 등 8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음다과정에서 화로 등을 이용하여 굽게 되면 수분제거와 함께 구수한 맛과 특유한 향을 강화할 수 있다.

농식품부 오병석 농촌정책국장은 “농업유산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생동하는 자산이다. 단순히 보존 유지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산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감하는 동시에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하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가중요농업유산을 발굴 보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에서 환경, 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형.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보전하여 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여 국가가 지정한 농업유산으로 2013년부터 지정해 오고 있다.이번에 지정된 국가중요농업유산은 지난 8월말 시 군의 신청 이후 3개월간에 걸쳐 농업유산자문위원회* 자문회의(2회)와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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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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