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명상의 청수니 자사호.
갈명상의 청수니 자사호.

최근 시장에서는 화학 첨가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화학 색소의 사용 가능 여부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많은 서적들이 자사니紫砂泥의 광물 성질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있지만, 자사니의 실제 특징, 흙의 배합과 품종 명명은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한 광맥에 관한 연구도 극소수의 기구만 1차 자료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접하는 자료들은 대개 여기저기서 차용, 인용한 자료들인데다 심지어는 와전된 정보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정보들의 진위를 가릴 수 있을까?

필자는 운 좋게도 황룽산 4호정四號井 부근의 요호窯戶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자사 도자기 영역에 입문 후에도 틈만 나면 고향을 방문해 비교적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흙의 배합 비율도 전문성이 꽤나 요구되는 문제이다. 일부 종사자들이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가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99% 이상의 호공壺工들이 진흙 완성품을 구입해서 쓰기 때문이다. 관련 글을 쓰는 사람들도 해당 업계에 종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반 애호가들은 이런 글을 보면서 몽롱한 환상에 빠지게 되고 실질적인 정보는 얻을 수 없다. 재료의 구조와 특징, 배합 비율 등에 대한 지식이 제공되어야 자사 도예의 진정한 미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청수니清水泥’라는 재료가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왜 ‘청수니’라고 불리는 지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딩수전丁蜀鎮에 있는 5개의 자사 공장들 모두 각자만의 흙 가공 작업장이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5~8가지 품종의 흙을 가공했다. 또한 대다수 품종의 흙은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광료를 일정 비율로 배합하여 만들어졌는데, 고운 색을 내기 위해 곱게 갈린 금속 산화물과 0.2-0.3% 정도의 탄산바륨 가루를 첨가했다. 한 가지 광료를 사용하면서 아무런 화학 물질도 첨가하지 않는 자연색의 자사만이 ‘청수니’라고 불릴 수 있었다.

이론상 순도 100%의 청수니로 호를 제작하면 더 좋을 것 같지만 구워낸 후 누렇게 바랜 색을 띠어 색소를 넣지 않은 제품에 비해 시각적 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순도 100%의 청수니로 호를 만드는 사람은 극히 적다. 이쯤 되면 시중에 청수니로 만들었다는 주전자들은 ‘진품’이 아니라 ‘컨셉’을 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사니에 금속 첨가물을 넣어 색소로 사용하는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미 청대淸代 중반부터 산화철과 산화코발트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의 친구가 80년대 초창기에 입수한 별난 색을 띠고 있는 낡은 다호茶壺를 통해 이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민국 시기에 들어서는 색소 사용이 더욱 보편적이었다. 자사 공장도 색소를 첨가한 자니를 ‘병자니(拼紫泥, 拼: 섞다, 조합하다)’라고 부를 정도였다. 오늘날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자사호에는 이런 금속 산화물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다. 왜 야채와 과일은 농약과 화학 비료를 써야 잘 팔릴까? 왜 조미료를 쓰지 않는 식당들은 문을 닫지 않을까? 인간의 본성에는 약점과 오류가 존재하는데, 여기서 거짓말은 가장 효과적인 위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산화구리, 산화납처럼 자사니에 사용할 수 없는 활성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런 종류의 금속 산화물은 ‘연軟’한 성질 때문에 물속에서 이온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차에 산성 물질이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런 활성 산화 물질을 사용한 다호는 매우 적으나 사용했다고 해도 문외한이 식별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관상용으로 만들어진 호 같은 경우는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될 물질을 첨가했지만 대부분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므로 격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이밖에 자사니에 물유리 염료를 넣는다는 말도 있는데 이는 도자기 생산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물유리 염료는 유리물이라고도 불리는데, 정식 화학 명칭은 규산나트륨으로, 이미 조형이 완료된 외부에 소량의 흙을 분사할 때만 쓰인다. 만약 여기에 자사가 섞이면 점성이 강해지는데다 표면에 돌기가 생겨 정상적인 방법으로 다호를 만들 수가 없다.

색을 내기 위해 필요한 금속 산화 색소를 첨가하고 나면 반드시 가마에서 충분히 구워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잔여 금속 이온이 뜨거운 차에 함유된 타닌산과 알칼리성 물질에 의해 방출되어 인체로 흡수될 수 있다. 문제는 색채 요소가 많이 필요한 다호는 대개 바짝 구우면 색이 망가지기 때문에 충분히 굽는 것을 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도하게 화려한 색을 입혔거나 철저히 구워지지 않은 다호 사용을 피하면 독성물질은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또한 흙 배합 중 극미량으로 첨가되는 탄산바륨도 (곰팡이 등 제거 용도) 충분히 소결되지 않으면 차 속에 바륨 이온이 우러나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호의 소결정도가 가장 중요하다. 사실 자사호도 가마에서 충분히 태워진 것이 좋다. 천연 원료이기 때문에 철분이 탄 자국이 생기지만 훗날 사용에 있어 좋은 효과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글 갈명상. 번역 국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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