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구는 권상하의 문하에서 수학한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 - 조선 숙종 시기, 수암 권상하의 문하에 있던 여덟 사람의 유학자. 한원진, 이간李柬, 윤봉구, 채지홍蔡之洪, 이이근李頥根, 현상벽玄尙璧, 최징후崔徵厚, 성만징成晩徵)의 한 사람으로 호락논쟁湖洛論爭의 중심인물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간과 한원진에게서 구체화된 심성론心性論. 이간의 학설은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이 서로 같다. 후일 이재李縡와 박필주朴弼周에 이어져 ‘낙론洛論’이라 불리었다.인성과 물성은 서로 다르다는 한원진의 주장은 윤봉구와 최징후崔徵厚로 연결되어 ‘호론湖論
새들이 나무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참새도 그렇고 비둘기도 그렇다. 번식기의 계절인 여름이다. 새 둥지에서 먹이를 달라고 갓 부화한 새끼들이 아우성친다. 어미 두 마리는 부지런히 먹이를 실어 나른다. 나무 밑자락에 가만히 낳아 놓은 꿩알들이 흥미롭다. 활동적인 자연계의 일상생활이다. 잊고 있었던 ‘나’를 채우는 뜨거운 여름의 나날들이다. 자연의 이치다. 나를 비운다는 것, 나를 채운다는 것이다. 살찐 가을을 위해 여름은 바람을 쓰다듬으며 안개에 가득 찬 이슬을 머금는다. 햇살 가득 품으며 때론 빗방울을 먹는다. 때론 폭우, 폭
도공들에게 다완은 완만한 오름길 같은 것이다. 언뜻 언뜻 가기 쉬워 보이나 길을 걸을 수록 힘들고 고단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다완을 불완전한 완전함, 가장 자연을 닮은 자연스러움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한다.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 다양하다는 것은 그 경지에 이르기가 매우 어렵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공들이 그길을 가고 있다.오는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여주시 갤러리 오무향에서 초대전을 갖는 설우요 김종훈도 마찬가지다. 그의 다완들은 대중들과 공감共感하려 한다. 작품성과 실용성이라
씨앗. 꽃눈. 잔뜩 움츠리고 있는 기지개다. 봄날이다. 생명들이 호흡하는 그런 계절이다. 절기로 보면, 봄은 겨울과 여름사이의 계절이다. 봄은 일상적인 인간사의 비유어로 보자면 희망을 그리고 있는, 파란 만장한 젊은 날의 인생. 청춘의 나날들이다. 이처럼 봄은 모든 꿈들의 시발점이다. 봄이 있기에 삶의 작은 소망들이 시작 되는 계기가 되어간다. 그러나 무엇보다 숨죽인 자연계가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내 비추는 시기다. 즉 흙, 땅이라는 대지가 용솟음치는, 활력의 계절이다. 무릇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삶의 욕망들이 가득 채워지는 동력의
물 좋고 공기 좋은 국립공원 내 아주 특별한 학생수련장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기氣가 넘치는 월출산에서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경포대 끝자락에 자리 잡은 전라남도월출학생수련장은 탁트인 전면에 월남저수지와 한옥마을, 비옥한 평야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비경을 더해주고 있다.말로 다 표현하기에 부족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월출학생수련장은 마음을 따뜻하고, 영혼을 맑게 해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수련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곳은 ‘참된 나’를 찾아가는 조용한 여행이라는 비전을 갖고, 다도와 명상수련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높은 집은 맑고도 고요한데,그윽한 흥이 근래에 더하누나.창은 따뜻해 매화가 막 피고,밭은 쌀쌀해 푸성귀가 돋지 않았네.한가롭게 낮잠을 즐기다가,식사뒤에 노동의 차 마시네.만사를 온통 버려두니사람들이 은자의 집이라 부르네. 유방선의 차 한잔 마시며 갓 피어나는 매화를 즐길 수 있는 매화의 계절이다. 하늘과 땅은 서로 소통하며 봄을 슬며시 밀어넣는 신호로 옷도 입지 않은 매화나무에 꽃망울을 보낸다. 거친 세월의 풍파에 단단해진 몸 사이로 피어나는 매화의 향연은 화사한 봄의 전령사다. 매화는 거대한 우주의 순환고리를 상징한다.
남국의 봄바람 부드럽게 일어날 때/ 차 숲 잎사귀 밑에 뾰족한 부리 머금었네.연한 싹을 가려내면 아주 신령스레 통하는 것/그 맛과 품류는 육우의 에 수록되었네.자순紫筍은 기旗와 창愴 사이에서 뽑아낸 것/봉병鳳甁이나 용단龍團은 차 모양을 두고 하는 말. 푸른 옥병속에서 뜨거운 불로 끓여낼 때/게 눈 같은 거품 일며 솔바람 소리 나네.깊은 산속 집 고요한 밤에 손님들이 둘러앉아/ 운유차 雲腴茶 한번 마시면 두 눈이 밝아지네. 당태위의 풍미를 슬쩍 맛본 촌사람이/ 어찌 알리, 설차雪茶가 이처럼 맑은 줄은.하나의 인격대
감꽃이 진다. 툭툭 떨어지며 빗방울 젖은 땅위로 가볍게 튕길 때면 이 땅은 여름으로 접어든다. 녹음이 지천인 계절은 공기마저 달다. 멀고 가까움 모두가 그리움을 품은 푸르름이다. 앞산과 뒷산 어디쯤에서 뻐꾸기 울고, 노란 꾀꼬리 하늘을 오르락내리락 정답게 노닌다. 여름은 ‘열음’을 실천하며 생의 거룩한 한가운데로 우리를 안내한다. 담을 휘돌아 핀 노란 호박꽃 무리에 꽃가루를 온몸에 뒤범벅인체 꿀을 따는 벌들의 날갯짓에서 달콤한 향기가 난다. 우거진 고구마넌출 사이 까마중 까맣게 익어 달고 새콤한 맛을 전해준다.비가 거세게 오는 날
어느 날 부터였을까. 이 마을 저 마을 나지막한 뒷산들을 찾기 시작한다. 상큼하다. 시원하다. 더위를 피해 홀로 찾아온 숲. 인적이 드문 산이다. 나의 시간, 어느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오직, 시오時吾의 공간이다. 이름 없는 마을 뒷산.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산길. 꿩과 새들이 내 발걸음에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기 바쁘다. 야생 토끼도 나를 경계하며 후다닥 뜀박질한다. 간혹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는 고라니도 보게 된다. 낭만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뱀을 마주할 때면 오싹해지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려한다.
향 문화의 시작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그 시작은 바로 불이 발견되고 피워지면서부터다. 그러나 향 문화의 근원은 그보다 더 올라간다. 향 문화의 근원은 뭔가 발효되어지는 향기로 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동물이나 식물등 지구상에서 모든 것들이 죽고 난 다음에 발효되어지는 향기를 에서부터 먼저 향 문화가 시작됐다고 보여진다. 우리가 포도나 과일을 딴후 적절하게 발효를 시키면 더욱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그래서 인류에게는 두 가지의 향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나는 피우는 향 그리고 존재 자체로 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빗방울이 시들어진다. 무더위를 날리는 하늘의 각성제. 기진맥진했던 숲의 나뭇잎들은 활력을 되찾은 것처럼 촉촉이 빛이 난다. 먹구름이 밀려난다. 정화의 밤을 바로 앞둔, 오후의 시간. 한바탕 숙면한 나른한 시간이었다. 물기에 젖은 흙냄새들이 쏟아 오른다. 자연의 보고 생명의 비타민이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충만함이 만나는 계절. 대지의 열매들은 성숙함으로 물들어 간다. 빗방울을 머금은 넓은 토란 잎. 아름다운 진주를 금방이라도 토해내는 듯하다. 멀대같은 옥수수는 수염이 길어나고, 고구마 줄기는 얽히고 얽혀 자신들을 감싸고돈다. 기운이
침향은 숙결熟結. 탈락脫落.생결生結. 충루蟲漏에 의해 생성된다침향(1) - 한국향문화연구회 문향옛 부터 내려오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향의 10가지 덕목(향십덕香十德)이다. 감격귀신感格鬼神 귀계도 감응해 마지 않는다.청정자심 淸淨自心 마음이 청정해진다.능제오제 能除汚穢 더러움을 깨끗이 없애준다.능각수면 能覺睡眠 잠이 오는 것을 막아준다.정중위우靜中爲友 고요한 가운데 마음이 안정된다.진리투한 塵裡偸閑 먼지를 없애고 여유를 가진다.다이불염多而不厭 많이 피워도 싫지 않다.과이위족 寡而爲足 조금이라도 풍족함을 느낀다.구장불후
계절은 바뀌고 또 흘러간다. 잡을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다. 어디에서든. 단지 한 영혼의 숨결이 정적을 고하는 날, 시간은 멈출 것이다. 한 개인사, 한 영혼의 여적餘滴이라는 공간 속에서 말이다. 자연은 늘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의 소리로 넘쳐나고 인간에게 정화의 세계를 가져다준다. 망향을 떠올리고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면 어찌 한 순간의 꿈이 아니겠는가.위의 시는 조선중기 임란 속에서 벌어지던 치열한 당쟁의 정점이었던 인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북인北人의 영수 이산해의 시다. 절서는 아계유고鵝溪遺稾 제1권 기성록箕城
집에 돌아왔으나 몸은 병에 이르렀다신익성돌아오니 집안이 선방같이 조용하고몸은 바로 유마가 병상에 있는듯 하네모이고 흩어짐 본래 꿈과 같은 것이니죽고 사는 것을 어찌 슬퍼만 하겠는가훈기 가시니 전서 같던 연기 하늘거리고새물 길어 달인 차 맛 향기롭다네만나고 헤어짐 이제부터 담담하고남은 생애는 자연속에 살고 싶네自陵下歸家 病尤劇申翊聖歸來一室類禪房身似維摩病在床聚散本來如夢幻死生那得謾悲傷薰消古篆煙猶裊茶試新泉味自香契活從今甘淡泊餘年欲占水雲鄕차 한 잔 마시며 질풍노도의 시대를 견딘다조선 중기. 혼란의 시대. 타고난 운명
'바랑이 커지면 공부가 안된다.' 선가禪家에서 내려오는 말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운수행각雲水行脚이다. 구름과 물처럼 천하를 여행해 보아야 공부가 된다. 운수행각의 장점은 존재계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머무르는데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집착을 털어낼 수 있다.옛날이나 지금이나 여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행의 핵심은 보따리이다. 얼마나 짐을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짐이 무거우면 여행이 고역이다. 그러나 짐을 줄인다고 여행이 편한 것도 아니다. 객지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고, 그것이 없으면 불편해지고 힘들어진다. 불
수행이 다른 데에 있지 않다. 산에 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일상 행동거지와 말투를 스스로 관찰하는 것이 수행이다. ‘저스트 왓칭’(Just Watching)이다. 나의 행동거지 중에 하나가 차 마시는 행태이다. 나는 어떻게 차를 마시는가? 가만히 관찰해 보니까 4가지 형태로 분류된다.첫째는 독차獨茶이다. 홀로 마시는 차이다. 홀로 마시는 상황은 오전에 집에 있을때이다. 오전에는 주로 독서를 하는 습관이 있다. 오전에 하는 독서는 역사, 경전經典이다. 경전은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부스러기가 없다. 요점만
경주에 가면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 선생의 고택이 남아 있고, 그 고택의 현판 가운데 하나가 '독락당獨樂堂'이다. 현판 이름은 그냥 짓는게 아니다. 현판에는 집주인의 당시 상황이나 바램, 또는 본인의 지향하는 바가 내포되어 있기 마련이다. '홀로 즐겁게 노는 집'. 홀로 독獨에는 고독이 있다. 거기에 즐거울 낙樂이 겹쳐 있는 이 말은 따지고 보면 이율배반적인 단어가 아닐 수 없다. 홀로 있으면 외롭고 쓸쓸하기 마련인데, 어찌 즐거울 수 있단 말인가!홀로 있다는 것은 두 가지 각도에서 생
현실을 중시한 소론의 영수 최석정.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의 시대, 조선 후기 숙종 시기다. 온건하고 타협적인 정치, 현실적인 정책을 추구했던 소론의 영수 최석정. 치열하게 대립하던 당쟁의 시대 숙종이 가장 신임했던 인물이다. 그의 사상은 성리학을 벗어나 역학과 수학에 있어서도 매우 뛰어났다. 그는 을 통해 주역의 괘를 바탕으로 한 상수학적 이해, 마방진 연구, 무한대와 무한소의 개념을 선보였다. 더욱이 조부인 최명길의 영향으로 양명학에도 상당한 조예를 보였으며 서학西學 등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현실 가능한 정책
‘작주휴차作酒休茶’.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까 나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의도하지 않았던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직업, 글쟁이가 된 것이다. 글은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다. 글쟁이는 마감시간을 지키는 사람이다. 마감시간을 의식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긴장이 온다. 아무리 긴장을 안하고 편하게 쓰려고 마음먹어도 긴장은 온다. 긴장이 오면 목 뒤 어깨가 굳는다. 여기 굳어가지고 고생 많이 했다. 뜸도 뜨고, 침도 맞고, 마사지도 받고, 어깨 운동도 하고, 요가 자세도 취한다. 그 와중에서 자연스럽게 생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