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의 핵심은 선이다. 차원 높은 삼매는 차생활과 다도의 밑바닥에 참마음이 자리할 때 성취된다. 차를 하는 자리에서 참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참마음을 잃은 다도나 차생활, 차회는 단순한 취미나 놀이로 전락한다. 차인이 참마음을 망각하면 불순해져 허영과 사치에 빠지고 끝내 타락의 늪으로 떨어진다. 어느 해 한 찻자리 대회에서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값비싼 화려한 은銀다기로 장식한 찻 자리가 대상을 차지했다. 은다기는 차의 향과 맛을 떨어뜨린다. 겉보기에 화려하고 고가이어서 아주 좋은 것으로 여겨 대상을 줌은 사치와 허영을 조
차를 배우는 사람은 우선 차를 좋아하는 일부터 배워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잘 알게 되고 잘된다. 차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다도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차는 좋아하는데 차맛은 별로라고 하는 이들은 결국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거꾸로 차맛은 좋은데 차를 달이는 일과 부수적인 조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도 차를 좋아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난다.선천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마는 100% 완전히 차를 좋아 하기까지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차를 좋아하는 것도
차 생활은 ‘다만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 마시는 일’이다. 차마시는 일은 이렇게 쉽고 편하고 단순하다. ‘다반사’茶飯事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공연히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한다. 이는 차를 마시는 근본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생활은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면 된다. 차를 달이거나 마시는 모습 속에 자신의 운명이 나타나 있다고 생각한다. 차를 우려낸 맛과 차를 마시며 느끼는 맛에 자신의 삶이 담겨져 있다. 차를 달이거나 마실 때 그릇 끼리 부딪혀 소리를 내게 하는 사람은 매사에 잘 투덜대고 시비를 부린다
해 저물녘임상원강의 얼음소리 들으니 눈 내릴 듯하고/ 굶주린 매가 하늘에서 슬프게 울고 있네.산골의 관가는 한산해 적을 서류 없고/문밖의 솔바람은 흰 바위를 쓸어내네.어부는 추위에 떨면서 낚시 배를 버티고/태수의 관아는 높은 누각 임했구려.강물 조금 길어다가 홀로 차 달이니/고요히 지는 해가 앙상한 가지에 걸렸다네.겨울에 들어서는 늦가을의 정취가 '일만'이라는 시를 통해 엄습해온다. 서정적이며 생동감 있듯 사실적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한 폭의 동양화가 펼쳐지고 있는 듯하다. 임상원의 '일만'은 해 저물녘
얼마전 가족들과 대만 여행을 갔었는데요. 대만에 도착한 첫날,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5시부터 8시까지 딱 3시간만 저만의 시간을 달라고 했죠.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짧은 그 몇시간 동안...지인에게 부탁해서 받은 대만 찻집 리스트를 따라,그리고 찻집 주인장들의 추천을 받아가며 대만 융캉제 거리를 정말 미친듯이 헤집고 다녔습니다. 그날 찻집 여행기를 엑기스만 모아 차를 좋아하는 이웃님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준비해봤어요. 단 1분도 아까웠던, 그리고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너무나 행복했던 그날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께요.첫 번째 찻집
서쪽으로 저무는 붉은 태양의 찬란한 낙조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찬란한 아름다움 뒤에는 텅빈 공허가 있고 새로운 생명에 대한 갈망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만추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마지막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다완은 진사辰砂의 붉은 기운이 다완 전면에 나타난 작품으로서 작가의 정열이 여과 없이 나타난 다시없는 수작秀作이다. 라쿠 소성의 특성상 완벽한 환원소성을 할 때만이 이와 같은 붉은색을 얻을 수 있는데 소성당일 천기天氣(바람, 온도, 습도, 작품이 톱밥에 묻히는 시간 등)와 가마 안에서 환원이
한국차계의 현실과 해결책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다. 최성민씨가 한국차 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기고를 보내왔다. 본지는 최성민씨의 기고문에 대한 다른 견해에 대한 의견이 있는 분들의 기고가 온다면 게재할 예정이다. 한국 차가 질식상태에 있다. 2007년 이래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얼마전까지 홈페이지를 열고 활기차게 홍보·판매를 하고 있던 유명 다원이나 명인들이 홈페이지 운영을 3~4년 전 상황에서 멈춰버린 곳이 한 두 곳이 아닌 사실에서 한국 차 현실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차가 끓어 향이 맑을 때 세상으로 난 산길은 온통 흰 세상으로 변한다. 잎진 나무에 흰눈 쌓일 때 친구들 불러 모아 차 달이고, 약 달이니 새로이 힘이 솟는다. 이 작품은 진하지도 또 옅지도 않는 진중한 푸른 청색의 컬러가 일품이다. 아침 첫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는 고요한 산하를 연상하며 제작된 작가의 의도가 잘 나타난 다완이다. 안정적인고 넉넉함이 묻어나도록 디자인된 기器의 형태形態가 1인 다완이 확대된 형태로서 파티에서나 차회茶會에서 말차 이외에도 연차 등을 나눠먹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다완에는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해가 가을 처럼 진다. 앙상한 가지에 낙엽이 걸렸다. 강물을 조금 길어다가 홀로 차를 달인다. 푸른 자연이 넘실거리며 내안으로 들어온다. 이 작품은 푸르른 자연 한가운데에서 또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상상을 하면서 코발트 계열의 유약을 시유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세계가 그대로 표현되었다. 자아는 다차원의 세계를 담고 있다. 자아의 한계는 없다. 그래서 자아는 다차원의 우주다. 이 다완은 우주를 품고 있다.
하늘의 기운이 서늘하다. 어느덧 가을은 너무 깊은 곳까지 와있다. 수런거리던 자연은 곧 말을 멈추고 깊은 침묵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침묵은 새로운 탄생을 위한 침묵이다. 침묵의 아름다움은 자연의 섭리속에서 아름답게 빛난다. 그래서 옛 성현은 우리에게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을 남겼다. 그 성현은 침묵이 우리의 내면을 새롭게 해주는 청량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푸르른 녹색 빛의 산하에 불이 붙은 듯이 붉은 단풍이 곳곳에 피어나는 형상을 담아낸 다완이다. 고화도의 온도로 초벌 된 기물에 얇게 시유된 유약에서 발색된 색상으로서 매우 특
정치적인 삶을 마감하고 향리로 낙향한 조선시대 차인인 ‘권근’은 겨울눈이 오던 어느날 차시 한편을 읊는다. 신도에 집을 빌어 집 걱정 잊고눈을 바라보며 시 읊고 차 마시네.병중에 한가로이 누워 있으니적적한 마을 문에 해가 기우네 정치는 늘 개혁이라는 화두를 먹고 살아간다. 과거를 지나 현재도 진행 중 이다. 살아 있는 생물, 개혁이라는 명제는 시대를 뛰어넘는다. 개혁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분열을 가져오고 개혁의 수준과 함께 선택을 강요한다. 조선 성리학의 정착자, 권근. 고려 말 신진 유학자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이색. 스승 이색의
세상이 온통 불타오르고 있다. 찬 바람이 깊어질 때 마다 낙엽은 허공 휘저으며 곧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리고 있다. 푸르디 푸른 허공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지금 세상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2016년에 발표된 작품인 ‘심연의 하모니 -1’은 다른 다완들과 두배 이상 큰 대작이다. 가을 하늘을 닮은 깊은 마음속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담아냈다. 작가의 의도대로 녹색의 푸르름이 비취색으로 승화되어 작품의 전면에 잘 나타난 다완이다. 형태는 무엇이든지 받아줄 수 있도록 넉넉함이 묻어나는 큰 기형器形을 성형 했고,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세월이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다. 우리의 삶은 거친 황야에서 익어갈 줄 모르고 불에 활활 타고 있다. 우리의 차는 지금 어떨까. 조는 듯, 자는 듯 조용히 숨죽이며 속으로, 속으로 익어가고 있다. 오늘 아침 일찍 가을편지가 왔다. 오랜 세월을 견딘 잘 생긴 항아리에 ‘내 품에는 차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2017 일지一止. 늙은이’라는 편지가 도착했다. 멀리 유배를 떠났다 돌아온 추사가 안온한 마음으로 초의에게 보냈던 편지가 떠오른다. 우리의 삶을 평온하게 하고 자유롭게 했던 우리의 차는 어디에 있는가. 모두에게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풍요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을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의 마지막 처럼 붉은빛으로 세상을 태우기 때문이다. 스산한 바람이 불면 붉은꽃잎들이 화염처럼 대지로 낙하한다. 채우고 버리는 미학을 만추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 ‘만추’는 가을의 끝자락에선 세상의 붉음을 담아내고 있다. 이 다완은 만추晩秋의 계절에 황금들판이 끝없이 이어지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기물의 바깥 배경으로 사용된 유약은 황갈색 유약과 붉은색을 나타낼 수 있는 유약을 얇은 붓 터치를 하여 환원염이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산이 먼저 깊어가고 강이 깊어가고 차인의 마음이 깊어간다. 작가의 작업실은 비슬산 자락에 있다. 새벽 안개 비슬산, 노을이 지는 비슬산 그리고 철 마다 옷을 갈아입는 비슬산의 경이로운 모습이 내 작업에 깊은 영감을 준다. 그런점에서 비슬산은 내 작품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 다완茶碗은 비슬산의 경이로운 운무가 산을 휘감으면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담아낸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붓 터치로 녹색과 청색의 유약으로 표현해낸 명작중 하나이다. 이 다완에 말차를 음미하며 음용하면 작가의 에너지 넘치는 기운과 비슬산의
최근에 중국의 팡저쮜方舟子라는 사람이 보이차 속의 발암물질 운운하며 보이차를 즐기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더니 결국 무책임한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성차사를 자주 찾아주시는 노스님께서 들려주신 얘기 중 하나입니다. “팔만대장경의 내용을 zip파일로 압축하고 압축하면 결국 ‘마음 心자’ 하나가 되는 거요.” 양치기 소년 팡方씨의 얘기도 압축하면 이런 얘기지요. “보이차 속 유해한 곰팡이에는 발암물질이 있어서..(이하의 내용은 뒤에서 논박할 것이므로 반복적으로 언급할 가치가 없어 줄입니다.)정상적으로 가공된 보이생차에서는
윤봉구는 권상하의 문하에서 수학한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 - 조선 숙종 시기, 수암 권상하의 문하에 있던 여덟 사람의 유학자. 한원진, 이간李柬, 윤봉구, 채지홍蔡之洪, 이이근李頥根, 현상벽玄尙璧, 최징후崔徵厚, 성만징成晩徵)의 한 사람으로 호락논쟁湖洛論爭의 중심인물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간과 한원진에게서 구체화된 심성론心性論. 이간의 학설은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이 서로 같다. 후일 이재李縡와 박필주朴弼周에 이어져 ‘낙론洛論’이라 불리었다.인성과 물성은 서로 다르다는 한원진의 주장은 윤봉구와 최징후崔徵厚로 연결되어 ‘호론湖論
어둠을 밀어내는 것은 빛이다. 그래서 빛은 늘 희망을 상징한다. 모든 것들이 침참해 있는 깊은 산을 가장 일찍 밝히는 것이 바로 부드러운 여명이다. 비슬산을 배경으로 이른 아침에 부드러운 여명이 산의 능선을 타고 밝아오는 힘찬 장관을 작품으로 나타냈다. 2017년 ‘4각형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제작한 작품으로 락구특유의 부드럽고 유려한 표면의 질감, 자연의 색상이 일품이다.‘ 비슬산의 아침’의 담아내고 보여주는 섬세한 질감은 작가가 나타내고자한 작품의 철학과 잘 어울린 명품 다완이라 할 수 있다.
푸른 호수가 가을 하늘을 담았다. 그 호수위로 단풍들이 피어난다. 찰랑 찰랑 물결이 일면 붉은 물결들이 활활 타오르며 일어선다. 그리고 호수위로 불어오는 바람결에 실려 천지를 향해 가을이 도래했음을 알린다. 단풍 한조각 가을 한조각. 세상은 또 이렇게 경이로운 자연과 함께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가을 산의 단풍이 호수에 담겨있고, 그 산위로 아름다운 붉은 노을이 단풍잎과 함께 천지를 휘감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내고 있다. 호수는 산과 석양을 휘감아 세상으로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이 황금빛으로 물든 아침 옷섶을 동여매고 길을 걷는다. 어느새 내 발길 언저리는 촉촉이 젖는다. 새삼 내가 지금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을 알게해준다. 멀리 아스라이 운무가 햇살을 가리고 아침을 반긴다. 알 수 없는 편안함과 푸근함이 목적 없이 길을 떠나는 나를 평화롭게 한다. 때로는 진짜 세상보다 가려진 세상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진면목속에 가려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또한 작가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작품은 우리의 산하山河가 아침 운무雲霧에 젖어 있는 가을 단풍산의 평화로운 풍경을 담아내고자 했다. 락구대다완